씨나락까먹는 소리

제초용 동물과 살다 -1장 제초용 동물의 매력

2026.05.23

제초용 동물을 소개하기 시작합니다.

1) 제초에 염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고시마 시내의 산골에 있는 작은 논에서 벼농사를 시작하고 15년. 스스로 먹을 쌀 정도는 자급하자고 생각해, 아는 농가에게 논을 빌려 여러 가르침을 받으면서 잡종 오리 농법을 시작했습니다. 그 뒤, 그 농지를 구입해 본격적으로 가축도 먹이기 시작했습니다(그림1, 2). 지금은 염소가 5마리, 잡종 오리 7마리, 거위가 7마리, 닭이 20마리, 콜덕이 10마리, 그리고 토끼가 1마리 살고 있습니다(그림3). 


그림1 우리집 농원의 전경



그림2 우리집의 동물들


그림3 우리집 논의 사계

봄은 염소(앞)와 거위(뒤)를 방사하고, 여름은 잡종 오리를 논에 풀어놓고, 가을은 쌀 수확과 동시에 목초(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씨앗을 뿌리며, 겨울은 목초를 길러 염소와 거위의 사료로 활용.




가축을 먹이기 시작한 원래의 계기는 논을 둘러싼 곳의 풀베기를 도와줄 염소를 풀어놓은 일이었습니다. 저의 논은 예전에 연못을 만들다 실패한 장소로, 지명도 '제방 머리(土手頭)'. 논이 급경사면으로 둘러싸이고, 너른 곳은 폭이 10m 가깝습니다. 낫과 괭이 정도만 준비해 시작한 1년째, 금새 신음을 내게 된 것이 논두렁이나 경사면의 제초였습니다. 

그래서 제초의 도우미로 2마리의 염소를 데려 왔습니다(그림4). 논두렁 풀이 염소의 먹이가 되어 여름철의 제초 작업이 매우 편해진 것을 기억합니다. 


그림4 저의 농원에서 하는 가축의 방목, 방사

(1)논을 둘러싼 넓은 사면에는 염수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2)여름은 논에서 잡종 오리 농법. (3) 겨울은 초지로서 목초를 재배하고, 논을 최대한 활용



그 뒤, 제초기를 구입해 염소 대신에 경사면의 풀을 베기도 했는데, 사면을 오르내림이 의외로 힘든 점과 저의 걸음걸이가 서투른지 사면이 무너지는 형편.... 결국, 사면의 제초는 염소에게 맡겨 버렸습니다. 실제로 염수를 제초용 동물로 먹이던 중에 저 자신, 그 매력을 재인식하게 되었습니다. 




2) 염소, 잡종 오리, 거위... 각각의 특색

염소로 시작된 제초용 동물의 사육, 그 뒤 잡종 오리, 그리고 거위라는 식으로 종류가 늘어났습니다. 

지금은 900평의 작은 농지의 절반 이하를 논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를 밭이나 초지, 또는 농막을 세워서 가축을 먹이는 장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농지 전체가 전기울타리로 빙 둘러서 염소를 놓아 먹이고 있습니다. 

여름은 논 안을 잡종 오리가 헤엄쳐 돌아다니고, 그 주변에서 염소가 논두렁 풀을 와작와작. 잡종 오리 농법을 위하여 설치한 그물망 울타리는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고 겨울 동안은 안에서 염소를 풀어놓습니다. 논두렁 풀이 적어지는 겨울은 논에서 재배한 목초(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염소의 주식이 됩니다(그림2, 4). 

가축의 노동은 3가지. 일, 똥, 먹을거리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집의 경우는 이들에 더해 애완용의 의미도 클지 모릅니다(표1). 애완용이라 적으면, 단순히 애완동물은? 하고 이야기를 들을 것 같은데, 이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느끼고 있습니다. 


표1 우리집 동물들의 역할


먹을거리애완
염소
잡종 오리
거위


콜덕

토끼




실제로 가축을 먹이려면 후술하듯이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고, 책임도 따릅니다. 실제, 대학의 수업에서 염소나 잡종 오리의 이야기를 하면, 학생에게서 반드시 나오는 것이 "재밌겠어요, 하지만 힘들겠어요."라는 감상입니다. 가축의 보살핌을 '노동'이라 생각하면, 그렇게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논이나 밭에서의 작업을 마치고 한숨 돌릴 때, 그곳에 여러 가축이 있으면 자연스레 마음이 풀립니다. 또한, 실제로 가축을 먹이고, 차분히 관찰하면서 저 자신, 새로운 발견이나 배움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자원의 순환을 의식한 농사를 영위하면서 약간의 '깨달음'이 있어 '평안'을 느낀다. 이렇게 하여 나날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제초용 동물을 먹이는 최대의 매력일지도 모릅니다.




3) 미얀마에서 본 축산의 원점

제가 가축의 매력을 느낀 또 하나의 계기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정도 전, 미얀마에서 NGO에 의한 국제협력활동에 종사해 4년 동안 현지에서 생활한 일입니다. 미얀마에서는 논의 논두렁에는 바나나나 파파야를 심고, 그 주변을 닭이 돌아다니며, 물소가 느긋하게 활보하고 있었습니다(그림5). 모내기 준비로 물을 떼면 장어나 게가 우글우글. 잡아서 튀겨 술안주로 했습니다. 논이 지닌 높은 생산력에 놀랐던 걸 기억합니다. 

그림5 미얀마의 농촌에서 본 가축들

새를 등에 태우고 논 주변의 습지를 느긋하게 걷는 물소, 그 보살핌은 아이들의 일.



그에 반해, 현대 일본의 축산은 소, 돼지 및 닭의 사양에 특화되어 그 사양 관리의 집약화와 사양 마리수의 증대를 추진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의 식탁에는 각종 축산물(고기, 알, 유제품 등)이 안정적이고 또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들의 삶 속에서 가축은 거의 모습을 감추어 버렸습니다. 

축산이란 본래 사람이 이용할 수 없는 자원(풀이나 작물 잔여물 등)을 활용하면서 가축을 먹이고, 그 과정에서 똥(비료)이나 노동력(운반이나 제초 등), 그리고 축산물(고기나 알 등)을 받는 것입니다. 

소, 돼지, 닭만이 아니라, 지금부터 등장하는 염소, 잡종 오리, 거위 등도 각각 개성적이고,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가축입니다. 이러한 가축을 농지나 그 주변에 방목하면 '제초용 동물'로 놀랄 만한 능력을 발휘해 줌과 동시에, 그들의 존재가 우리들을 치유하기도 하고, 농사의 즐거움이 더욱 넓어집니다. 

산업적으로 영위되는 축산에 반해,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건 소규모로 자급적인 축산, 말하자면 '작은 축산'입니다. 




4) 산골의 논이야말로 '작은 축산'에 걸맞다

지금 현재, 논을 중심으로 해서 다양한 가축을 먹이면서 논이 지닌 높은 생산력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에는 각지에 방기되어 있는 산골의 논이야말로 '작은 축산'을 실천하는 데에 최적인 장소라고 다시금 느끼고 있습니다. 일찍이 제가 대학생 무렵에 잡종 오리 농법에 흥미를 가진 것도 논에서 벼농사와 그곳에 있는 자원(해충이나 잡초 등)을 이용한 축산이 동시에 행해지는 점이었습니다. 

벼농사를 시작하고 15년이 지나, 논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축을 먹이면서 조금씩 자기 나름의 이상이는 농원(유축 복합농업)의 모습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그림6).

그림6 유축 복합농업은 너무 매력적.

[1] 논은 잡종 오리, 논두렁은 염수가 제초

[2] 목초를 기른 논에서 산책하는 거위. 뒤쪽의 농막에서는 염소가 휴식중

[3] 논을 산책하는 거위 가족



칼럼: 우리집의 벼농사

논 가운데 벼를 기르는 것은 300평 정도. 트랙터를 가지지 않은 우리에게 딱 좋은 면적이라 느끼고 있습니다.

예년 5월에 들어가면 작은 관리기로 부지런히 1배미의 논을 갈어엎고, 물을 댑니다. 볍씨 파종을 한 성묘용 포트 모판을 늘어놓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에서 6월까지 1개월 동안 육묘합니다.

6월에 들어서면 모내기, 때때로 뒤를 돌아보아 똑바로 심어져 있으면 조금 으쓱해지면서, 2~3일 걸쳐 느긋하게 행합니다. 덧붙여 써레질은 소형 경운기에 바구니 바퀴(경운기에 부착하는 써레질용 기구)를 달고서 행하고, 왔다갔다 하면서 수평을 맞추어 갑니다. 한 배미 논의 면적이 작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지요.

모내기로부터 1주일 뒤, 드디어 잡종 오리의 방사. 이때부터 1주일 동안은 잡종 오리가 야생 조수에게 습격당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매일입니다. 8월 말에는 논에서 잡종 오리를 빼고, 10월은 드디어 벼베기. 햇빛에 말린 뒤, 탈곡합니다.

저의 벼농사는 최저한 필요한 기계(경운기, 파종기, 바인더, 수확기)만 사용하는 전근대적이라 할 수 있는 방식인데, 매년 잡종 오리의 도움도 빌리면서 저의 가족에게는 너무 충분한 만큼의 수확물(쌀 약 300kg)을 받고 있습니다.   

왼쪽 위 사진부터 벼베기 / 모내기 전 / 볍씨 파종

                               건조 / 모내기 / 육묘

                         잡종 오리의 방사 / 써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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